처음으로 그날의 말2026년 9월 8일

그날의 말

2026년 9월 8일, 제27대 감리교신학대학교 총동문회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투표 앞에서 드린 말씀과, 당선 뒤에 드린 말씀을 그대로 옮깁니다.

2026년 9월 8일 · 투표 전

제27대 총동문회장 후보 총회 스피치

기호 1번 이광섭

존경하고 사랑하는 1만 6천 동문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선후배 동역자 여러분! 기호 1번 이광섭 목사입니다.

오늘 모인 이 자리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끝까지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이번 선거에서 훌륭하신 김찬호 목사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 것을 저는 참으로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목사님께서 보여주신 그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는 감히 누구도 쉽게 따라갈 수 없는 큰 능력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참으로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찬호 목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동문 여러분. 저는 1981년 3월 2일, “광야에 소리치며 굽은 길 곧게하니 그 이름은 예언자” 라는 교가를 가슴 벅차게 부르며 선지동산 감신에 입학했습니다.

그날 이후 4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 마음속에서 ‘감신’이라는 두 글자는 단 하루도 지워진 적이 없습니다. 아마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제 심장에는 ‘감신’이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동문 여러분의 마음 또한 저와 같으실 줄 압니다.

동문 여러분. 먼저 저는 조금 마음 불편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선거는 참 악하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이번 선거를 치르며 그 뼈아픈 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쏟아지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거짓 선전 앞에서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때로는 그것을 방어한다는 마음 때문에 어느새 저 자신도 그 삭막하고 악한 선거전의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45년을 사랑해 온 감신의 이름이 진흙탕에 구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몹시 괴로웠습니다. 남몰래 아픈 눈물을 속으로 얼마나 삼켰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여러분, 선거는 결코 악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히려 고통의 터널을 지나면서, 저는 선거가 가진 '선한 힘'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선거는 우리 감신 공동체의 문제를 선명하게 드러내 주었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뼈아픈 상처인지, 무엇을 시급히 고쳐야 하는지 쟁점을 명확히 밝혀주었습니다.

그리고 선거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어떻게 꼬인 매듭을 풀어가야 할지, 그 선명한 길을 깨닫게 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선거는 보석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전국을 다니며 보니,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목회 현장을 지켜내는 훌륭한 동문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분들이야말로 우리 감리교회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었습니다.

가장 뜻깊은 것은, 선거가 동문들의 숨겨진 힘을 하나로 결집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체념한 것처럼 보였지만, 동문들의 가슴 밑바닥에는 모교 감신을 향한 끓어오르는 애정과 자긍심이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힘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을 현장에서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거가 갖고 있는 진짜 선한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동문 여러분께서 저를 총동문회장으로 세워주신다면, 여러분이 결집해 주신 이 큰 힘을 바탕으로 세 가지를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첫째, 흔들리는 감신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겠습니다.

그동안 학교에 중대한 현안이 생겨도 동문들은 무관심했습니다. 아니, 무관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떤 정보도, 소식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무관심의 장벽에 갇혔던 것입니다.

저는 이 소통의 장벽, 무관심의 장벽을 완전히 걷어내겠습니다. 동문들의 목소리를 듣고, 뜻을 하나로 모아 모교의 비전을 세우는 든든한 토대가 되겠습니다. 내년 개교 140주년을 맞는 우리 감신이, 다시 힘 있게 일어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총동문회가 그 중심을 굳게 잡겠습니다!

둘째, 우리 후배 신학생들이 마음 놓고 ‘밥’을 먹게 하겠습니다.

미래의 영적 지도자가 될 우리 후배들이 밥을 굶고 있답니다. (후배들이 밥을 굶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일회성 모금으로 땜질하지 않겠습니다. 연간 1억 원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자체 수익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후배들의 식사와 장학금을 총동문회가 든든히 책임지고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웨슬리 목회와 신학 아카이브’를 구축하겠습니다.

전국 곳곳에 있는 우리 동문들의 목회 성과가 정말 눈부십니다. 영성, 성장, 농촌, 마을, 여성, 복지 목회, 사회선교와 해외선교, 스포츠선교와 문화 목회에 이르기까지, 이 소중한 경험과 열매들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감신 교수님들과 협력하여 현장 목회의 신학화를 이루고, 매년 <웨슬리 목회 컨퍼런스>를 정례화하겠습니다. 이것이 <웨슬리 목회와 신학 아카이브>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이 통전적 웨슬리 운동이야말로 무너진 감신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한국 교회의 대안이 되는 든든한 목회 생태계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고백합니다. ‘내 삶과 목회의 가장 든든한 토대, 영원한 자랑인 우리 감신!’

이제 제가 그 감신을 위해, 그리고 동문 여러분을 온 마음을 다해 섬기고 싶습니다.

이에 앞서 저는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치열하게 선거전을 치른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분열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이렇게 저렇게 규정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닙니다! 더 크고 단단하게 하나 되기 위해서입니다. 감신을 향한 가장 위대한 섬김은 바로 '화합과 일치'입니다.

저 이광섭, 자리를 탐하는 헛된 명예주의자가 되지 않겠습니다. 총동문회장의 자리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감당해 내겠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명예'를 여러분 앞에 증명하겠습니다.

저에게 그 섬김의 기회를 허락해 주십시오.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6년 9월 8일 · 당선 뒤

취임사

제27대 감리교신학대학교 총동문회장 이광섭

준비한 원고 없이 그 자리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다듬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제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씀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거 전에 워낙 치열했기 때문에, 오늘 취임사를 뭘 해야하나 준비할 여력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나님께서 저에게 귀한 소임을 맡겨주시는구나, 우리 동문들의 중지를 모아서 우리 감신과 우리 모든 동문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저를 인도하시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몇 달 동안 저와 함께 동문회장 후보로 열심히 열심히 뛰어오셨던 우리 김찬호 목사님, 정말 수고 많으셨는데, 우리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붙들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새 힘을 주시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찬호 목사님이 제안하셨던, 또 공약으로 내거셨던 수많은 내용들을 제가 잘 수용해서, 할 수 있는 대로 잘 융합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를 위해서 정말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아니하고 수고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름을 일일이 다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그분들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그분들의 손길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뭉클합니다. 또 거기에다가 저와 45년 동안을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또 목회를 하며 그리고 꿈을 함께 나누며 지금까지 달려왔던 우리 81동기회들, 우리 동기 한 분 한 분에게도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 오늘 올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도 우리 장로님들, 여선교회, 여러 권사님들 오셔서 이렇게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회가 저를 위해서 중보하며 기도해주시지 않았으면, 아마 오늘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아주 큰 감사를 드리고 또 앞으로 동문회장의 직임을 수행하면서, 우리 교인들의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리라 생각을 합니다. 더 많은 기도를 요청하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지금 학교가 산적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동문들이 열화와 같이 그 뜻을 모아주신 것 하나하나 헤아리고 그 묶인 가닥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위에서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무엇보다도 “요즘 뭐하는 거지?” 이렇게 하는 말씀을 뒤에서 하지 마시고, 저는 모든 여러 동문들의 하시는 말씀을 귀담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말씀해주시면 모든 말씀들을 수렴하고, 가장 좋은 길을 향해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까지 이르도록 응원해주시고 또 지지해주고 기도해주시고 함께해주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도 우리 김필수 목사님은 다른 어떤 역대 회장님들보다도 엄청나게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제가 그래서 걱정이 됩니다. 우리 목회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전임자가 잘한 교회를 가면 너무 어렵다. 그러나 전임자가 조금 약하면 덜 힘든데, 제가 그래서 걱정이 많습니다. 수고 많이 해주신 우리 김필수 회장님 너무 감사를 드리고, 지금까지 진행해오셨던 좋은 여러 사업들, 그 방향들 놓치지 않고 잘 계승하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